(달러/원 전망)-파월의 이례적 시장 개입 위력은

지난 주말 역외거래에서 달러/원 환율은 그야말로 급락했다. 직전 종가 대비 약 13원 떨어진 환율은 1200원 부근까지 미끄러졌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번지는 '판데믹' 양상 속에서 주말 뉴욕 증시가 또다시 폭락 장을 연출하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예정에 없던 긴급 성명을 내고 코로나19가 경제 활동 리스크를 높이고 있다면서 "적절히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이례적인 파월 의장의 등판은 미국 증시 방어를 위한 개입에 나선 것으로 해석됐다. 이와 동시에 3월 연준 통화정책 회의에서 25bp를 넘어 50bp 금리 인하 전망까지 높아졌다.

지난달 28일 마감 이후 달러/위안을 따라 계속 뒷걸음질 치던 달러/원은 이런 파월 의장의 전격 개입으로 더욱 낙폭을 늘려 빅 피겨인 1200원 부근까지 추락했다.

지난 한 주 동안 외환당국의 스무딩 오퍼레이션이 추정되는 가운데 전고점 부근인 1220원 근처에서 단단한 저항선이 형성됐던 만큼 달러/원 환율의 하락 속도는 더욱 가팔랐던 것으로 풀이된다.

롱 스탑 여파 속에 2일 개장 초 달러/원 환율의 추가 하락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와 증시 안정을 기반으로 완연한 리스크 온 흐름이 펼쳐질지는 아직은 의문이다.

1일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3500명을 돌파한 가운데 세계 전 지역에 걸쳐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연일 급증하고 이에 따른 공포심리가 국내외 금융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파월 연준 의장의 개입 위력과 지속력에 대한 의문은 클 수밖에 없다.

코로나19에 타격을 입을 주요국들의 실물 지표 발표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가운데 시장의 보수적인 대응은 지속될 수밖에 없겠다.

환율 급락에 따른 수입 업체들의 발 빠른 대응이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 한 주 동안 약 3.5조원어치(유가증권시장 기준)의 국내 주식을 팔아치운 외국인 투자자들의 저점 매수 대응도 배제할 수 없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자 위험도를 '매우 높음'으로 올렸다.

코로나19 위험 핵심권에 머물러 있는 원화, 아직 약세 뷰를 조정할 단계는 아닌 듯하다. 급락으로 롱 심리가 단기적으로 큰 타격을 입을 수는 있겠지만 수급 주체들의 저점 매수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